그는 현재 운영체제를 통합해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개별 앱으로 개발했지만, 악기 특성상 각기 다르다는 점 때문에 공통점을 찾아야만 했던 것이다. 개별적으로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던 초기와는 다르게, 현재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안드로이드 폰 자체가 점점 진화하기 때문에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에 맞춰 새로운 포맷으로 개발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스마트폰 앱을 독립적으로 운영했다면, 현재는 PC와 연동하여 여러 스마트폰을 컨트롤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앱들 또한 서로 연동되어 가상환경 속에서 동기신호를 주며 합주를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또한 앱과 가상악기를 추가로 개발을 하여 더 많은 콘텐츠들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장구, 편경, 편종, 소고, 거문고 등 12개의 가상악기들이 완성되었고, 대금, 소금, 단소, 편종, 편경 등14개의 앱을 개발 완료한 상태이다.
가상악기는 VST3(Virtual Studio Technique3)라는 규약에 맞춰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VST라는 규약을 지키기 때문에 이를 지키는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상시 사용가능하다. 타사에서 만든 프로그램에 직접 만들어낸 소리를 집어넣어서 다른 악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앱과 가상악기 출시에 대한 반응은 지금까지 어떠하였나.
국악에 대한 수요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가상악기 프로그램은 노래방에 있는 신디사이저 수준의 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생생한 양질의 음악을 들려준다. 하지만 국악은 대한민국 국민에게도 굉장히 어려운 음악이기 때문에 실제로 사람들이 사용하기에는 더욱더 어렵다. 일반인들은 특히나 음악기호들의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다루기 힘든 것이다.
또 하나의 한계점은 가상악기를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어야 이용가능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해당 프로그램용 소프트웨어를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배포하지 않는 한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없을 것이다.
[Finale에서 악보 상의 악기와 Kontakt 상의 악기가 연결된 예 ]
예를 들어, ‘한글’ 문서프로그램의 경우, 기업이나 관공서에서 필수로 구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따라서 학생들이 무료로 대학에서 ‘한글’ 문서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사업성이 없던‘한글’ 프로그램도 이러한 필수구매법이 도입되고 난 후에서야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국악은 이러한 문서프로그램보다 일반인이 접할 기회가 현저히 적다. 또한 일반적인 음악 소프트웨어마저도 이용자의 수가 적기 때문에 음대 학생들 이외에는 대부분 사용하지 않는다. 음대 학생들 중에서도 작곡가, 국악가 학생들만 국악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현재 각종 세미나에 참여하여 가상악기와 어플리케이션을 널리 알리는 중이다. K-Pop 이외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국의 문화콘텐츠산업이 더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국가의 문화적 정체성이 모호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최근에는 국악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KBS에서 ‘국악에 길을 묻다’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들로 국악의 인지도가 예전보다 나아지긴 했지만, 국민의 일상 속에 융합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우리가 국악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남들에게 국악을 사랑하라할 수 있나.”
그렇다면 국악의 낮은 인지도의 원인은 무엇일까.
개화기 이후 일제강점기를 지나면서 국악이 없어졌다. 국악의 역사를 보면, 일본의 어느 장군이 국악의 독특함과 매력에 반해 일본의 음악가를 불러서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그러자 모두 없애버리기엔 아까우니 악보 하나만 남겨놓으라고 하였다 전해진다. 양악(樂)이 들어오면서 국악은 자연스레 잊혀 지며 일제의 말살정책과 겹쳐 한 세대를 건너뛰게 된다.
그 이후로는 국악교육을 제대로 받은 사람이 없었지만 다행히도 김덕수 사물놀이패가 결성되어 사물놀이가 융성하게 되고, 해외에서도 국악에 대한 관심이 쏠리기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국악이 살아나기 시작된 것이다. 이로써 퓨전 음악과 새로운 장르들이 등장하였고, 응용된 국악의 새로운 연주법과 스타일이 인기몰이를 하게 되었다.
[이돈응 교수가 작업 중인 모니터 화면 / 사진=CT지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앱의 경우, 초등학교, 중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국악파트에 추가될 수 있도록 국악교육학회와 각종 세미나에서 알리는 중이다. 이 프로그램들을 기반으로 디지털북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음원과 가상악기를 운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만을 개발하였지만, 국악을 정말 쉽게 즐길 수 있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한다. 책에서 국악기호를 제대로 쓸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이는 폰트가 없기 때문이다.
음악폰트를 개발을 하여 각종 악기들마다 사용되는 기법들, 꺾는 음, 바닥 치는 음, 훑는 소리 등 유니코드에서 컴퓨터에 집어넣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서양음악의 음악폰트는 존재하지만 아직 국악폰트는 등록되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국악폰트는 충분히 인정받을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개발할 것이다.
또한 기술적으로는 전체 프로그램을 한 번에 운영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할 것이다. 앱과 가상악기를 추가하여 새로운 콘텐츠들을 만들고 있으며, PC와 연동하여 가상환경 속에서 동기신호를 주며 합주를 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국악 기호 및 자판 배열 / 사진=CT지기]
◎ CT리포터 김재연
◎ ‘국악’과 ‘가상악기’의 결합,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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